[소설추천] 광장

광장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광장’의 첫 문장이다. ‘설국’의 첫 문장처럼 

직품의 중심 이야기를 하면서 아름다운 문체로 유명한 구절이다. 

최인훈의 중편 소설이고 최인훈 필생의 역작이다. 

‘광장’은 운을 많이 타고난 작품이었는데 4.19혁명이 끝나고 

이승만 정권이 물러난 다음에 박정희의 군사정변이 있기 전까지 문학장의 민주화가 일어났을 때 

잘 알맞게 발표한 작품이기 때문에 소설로 출판될 수 있었고 

아무런 검열도 당하지 않고 출판될 수 있었다. 

또한 정치적인 사건을 재현하는 소설을 쓸 때 보통은 그 주변인물을 서술자로 설정해 

관찰자 시점에서 소설을 전개하거나 어린아이 등 사건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글을 직접적이지 않게 쓰는데 

‘광장’은 파격적이게 일을 직접 겪은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이다. 

이런 점에서 남북한 통일에 대한 논의와 남북의 이념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했다는 의의가 있으며

 독재시절이 지나간 후 쓰인 이념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한 한국 최초의 소설이다.

‘광장’의 내용은 해방 직후부터 6.25 전쟁 이후까지를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남북한의 이념 대립 사이에서 파멸하는 '명준'의 모습을 그린다. 

‘광장’이 문학적으로, 교육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두 번 이상 출재(1994년 1차/2006년)된 세 개의 소설 중 하나라는 것에서 알 수 있다. 

한국 문학계에서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능 뿐 아니라 모의고사에도 

자주 나오고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도 있어서 고등학생에게 익숙한 작품이다.

특이하게 작품 내에서 실질적으로 흐른 시간은 

타고르호에서의 이틀밖에 없으며 나머지는 전부 명준의 회상이다. 

원래 남한의 대학생이던 이명준은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수난을 당하고 

‘밀실’이라는 현실에 좌절해 연인 윤애를 두고 월북한다. 

그러나 북한은 집단주의를 위한 광장은 있으나 개인의 '밀실'이 없었다. 

명준은 월북한 아버지의 덕분에 언론사에 들어갔다가 위의 이유에 실망하고 노가다 일을 한다. 

거기에서 간호 봉사를 온 발레리나 은혜를 만나 새 연인 은혜와 인연을 맺는다. 6.25 전쟁이 벌어지고, 

명준은 공산군 고위 장교로 참전했는데 태식의 아내가 된 윤애를 보고 강간하려다 그만둔다.

명준은 낙동강 전선에서 간호장교로 투입된 은혜를 다시 만난다. 

은혜는 명준의 아이를 가진 것 같다고 하지만 폭격에 비명횡사한다. 

포로가 된 명준은 중립국 행을 선택한다. 

남, 북에 모두 실망했고 남한으로 가면 빨갱이 취급을 받을 것이고,

북한으로 가면 남로당계인 아버지는가 숙청당해 자신도 무사할 수 없을 것이었다.

명준은 인도로 향하는 타고르 호에 오른다. 

그러나 중립국에서도 행복하지 못할 것 같던 명준은 갑판 위 두 갈매기에게서 

은혜와 딸을 떠올리며 마지막 자유의 공간인 푸른 광장으로 뛰어든다.

읽다 보면 한국어 표현을 쓰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광장은 최인훈이 애착을 가진 작품이다. 

10여 차례 이상을 수정하였다. 

표준어로의 수정, 고유어로의 수정, 내용상의 수정을 했다. 

 2018년 7월 기준, 205쇄를 돌파했다.